2022.04.05 ~ 07.18 유럽여행 77 - 여행 후기

2022. 9. 4. 20:04해외 여행

105일간의 장기 여행에 소감이 없을 수 없어 몇 가지 적어봅니다.

1. 행운

   이 번 여행은 저의 오래된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는 것인데 여러모로 행운이 따랐어요.

1-1 우선 저 혼자 가는 계획이었는데 여동생 둘이 함께 가서 저에게는 신의 한 수였어요.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여행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실감했어요.

      여행 내내 편한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웃음의 꽃을 피우며 다녔으니까요.

      형제 아니랄까 봐 취향과 식성,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 습관도 비슷하고

      잘 걷고 잘 자고 아무거나 잘 먹고 여행에 최적화된 체질이었어요.

      배낭여행은 원래 걷는 것으로 시작해서 걷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라

      매일 보통 15,000~20,000보를 걸어도 끄떡없고 그렇게 걸으니 잠 잘 자고

      잘 먹으니 힘이 나 또 다음 날 잘 걷게 되고 이렇게 선순환의 일정으로 여행을 했어요.

1-2 동생들이 서울에서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 오고 현지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음식 솜씨 있는 동생들이 집밥을 만들어 주니 세상 맛있고 힘도 나고

      경비도 절약되니 저에게는 엄청난 행운이지요.

      비프스테이크, 삼겹살, 돼지고기 수육, 닭볶음, 김치찌개 등등 집에서보다 훨씬 잘 먹었어요

      어쩌다 하는 외식도 메뉴 정하는데 아무런 다툼이 없고

      다들 고기를 좋아해서 각각 다른 고기를 시켜 골고루 노나 먹었지요.

     저 혼자 다녔으면 외식을 해도 단품만 먹을 텐데 셋이니 몇 가지 골고루 먹을 수 있었어요.

1-3 똑똑이 동생이 경비 관리를 해서 저는 세상 편하고

     어찌나 알뜰하게 살림을 하는지 경비도 엄청 절약됐어요.

1-4 여행 계획을 1년 전에 작성해서 세부적인 사항이 가물가물할 때

      동생들이 다른 여행자들의 블로그를 찾아 일정에 도움도 주고 맛집 검색도 동생들 몫이었어요.

1-5 나이 든 형제들이라 숙소에 한방을 써도 되니 계획된 숙박비보다 많이 절약됐어요.

      여기서 여담 하나.

      동생 친구들이 이번 여행 얘기를 듣고는 세 번 놀란대요.

      105일 여행에 한 번, 삼남매가 함께 하는 여행에 두 번, 평균 나이가 70이라는데 세 번. 

 

1-6 여행이 장기간이었는데도 날씨가 계속 좋아 큰 행운이었어요.

      비 오는 날은 손꼽을 정도로 며칠 되지 않았어요. 그것도 가랑비 정도.

      4월 초순에서 7월 중순이라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초반에는 남쪽을

     더워지기 시작할 때는 북쪽으로 가서 그렇게 춥거나 덥지 않았어요.

 

1-7 코로나가 한풀 꺾이는 것 같아 출발을 결심했지만

      외교부에서 매일 업데이트되는 국가별 코로나 관련 입국 서류를 참고하여

      최소한 7~8번 정도는 코를 쑤시는 PCR 검사를 받을 각오를 했어요.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 각국들이 규제를 풀기 시작해서 거의 검사를 받지 않고

      예방접종확인서만으로도 입국이 가능해졌어요.(이것도 경비 절약)

      다만 터키로 처음 들어갈 때 폴란드 바르샤와에서 환승하는데 검사서가 필요하다고 해서

      새벽에 인천 공항에서 신속항원검사를 70,000원씩이나 주고 받고

      터키에서 그리스 갈 때 호텔에서 2명이 250리라(22,000) 주고 검사 받았어요.

      동생 하나는 코로나 완치증명서로 패스.(전화위복)

     귀국할 때 검사서가 필요하다고 해서 이스탄불에서 150리라(12,000)씩에 검사를 받았는데

     귀국 후 3일 이내에 또 받으라고 해서 입에서 욕 나왔어요.(보건소에서 무료)

     귀국할 때 공항에서 휴대폰에 문자로 받은 검사서를 종이에 프린트하라고 하는데

     프린터는 달랑 한 대밖에 없어 대기 줄이 엄청 길고

     인적 사항과 출입국 내용을 별도로 신고하라고 하니 한심하더라구요.

     휴대폰에 있는 질병관리청의 앱인 COOV를 활용하면 쉽게 처리할 수 있을 텐데

     아직도 관료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행정 처리가 한심해요.

     보건소에서도 또 인적 사항과 출입국 내용을 별도로 작성.

     한국에서는 마스크를 항상 쓰고 다녀 많이 가지고 나갔는데 많이 남았어요.

     다른 나라들은 비행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쓰고 보통 길에서는 벗고 다녀요.

     나중에는 우리만 쓰고 다녀 환자같이 보여 우리도 벗었어요.

1-8 각 나라들이 코로나 규제를 풀기는 했지만 아직 관광객은 붐비지 않아

      비교적 여유있게 다녔어요.

      

1-9 이미 블로그에 올렸지만 독일 뮌헨에 도착한 61일부터 한시적인 복지 혜택으로 시행하는

      교통비 9유로 티켓 사용을 외국인 여행자도 이용할 수 있어 복권에 당첨된 기분.

      독일 여행 내내 교통비 걱정 없이 다녀 지금도 독일에 감사.

 

1-10 여행 출발 전에 거금을 들여 구입한 휴대폰(삼성 Z3 폴더)과 제일 가벼운 노트북(삼성 NT930XDB)

      덕분에 구글 지도, 자료 검색, 사진 촬영, 카톡방 대화, 외국어 번역 등 다양한 기능을

      큰 화면으로 활용해서 대만족이었어요.

      특히 사진은 제 솜씨가 서투른데도 너무 잘 찍혀 저도 깜짝 놀랐어요.

      외국에서는 폴더폰을 처음 보는 지 이목이 집중되며 삼성에 엄지척해서 저도 덩달아 으쓱했어요.

     가벼운 노트북은 항상 갖고 다니며 틈틈이 사진 정리하고 블로그도 작성했어요.

     우리 형제들이 밤 구경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주로 밤이나 잠이 일찍 깨는 새벽에 작업했어요.

 

2. 여행의 발자취

구글이 작성한 제 여행 궤적

2-1 여행 후 만나는 사람들이 간혹 어디가 제일 좋았나?”라는 질문에 답변하기 어려워요.

      저는 다 좋았어요.

      문화 선진국의 유물이나 유적에는 경탄을

      아름다운 풍경에는 가슴이 뻥 뚫리는 희열을,

      아담하고 소박한 작은 도시에는 평온한 마음을

      조금 낙후된 듯한 마을에는 애뜻한 정감을 느껴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어요.

2-2 구글 지도

      구글 지도가 없으면 여행을 못할 정도로 꼭 필요한 것인데

      가끔은 잘못 가리켜 당황할 때도 있고 아예 깜깜일 때도 있어 100%는 아니에요.

      Google Maps Timeline은 저의 발자취를 다 꿰고 있어 소름이 돋고 무섭기까지 해요.

구글이 작성한 제 여행 기록인데 맞는지는 저도 몰라요.(하여튼 무서운 세상)

 

2-3 국가별 1인당 국민소득

      이 표를 보면 우리가 얼마나 잘 사는지 알 수 있고

      예상보다 발틱 3국이 비교적 잘 살아 오랫동안 고난을 겪고

      독립한 지 얼마 안 되는데 빨리 성장했네요.

      의외로 터키가 저조한 것이 정치 탓인가요?

      코카사스의 아르메니아와 조지아는 주변국들과 분쟁이나 내전 탓이겠지요.

2-4 나라별 숙박일과 여행 도시

하루는 이스탄불 공항,하루는 비행기에서 합계 105일

2-5 여행 경비

       그렇게 오래 여행하면 경비가 얼마나 들어? 하고 궁금한 분들이 많아요.

       저 혼자 여행하는 예산은 2천만원이었으나 삼남매가 함께 가서 경비가 많이 절약되어

       1인당 1,200만원 정도 들었어요.

  

3. 항공사

3-1 18번 비행기를 타고 종합 평가를 하면 항공사는 대표적인 갑질과 사기 단체 같아요.

      우선 마일리지 사용 고객을 개떡처럼 취급해요.

      출발예정 한달 반 전에 이스탄불 왕복권을 아시아나에서

      마일리지로 비즈니스 급을 구매하는데 엄청 힘들어 출국 일정을 열흘 이상 앞당겼어요.

      그 것도 직항은 꿈도 못꾸고 몇 시간씩 더 걸리는 환승편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코로나로 승객도 많지 않았어요.

      마일리지 고객은 단골 고객인데 좌석 할당제 탓인지 발권이 하늘에 별 따기라는 것이

      말이 안 되지요.(전체 좌석의 몇 %인지 공지도 안 해요)

3-2 출발해서 여행한 지 얼마 안 돼

      귀국편인 루프트한자 항공권이 취소됐다고 아무런 사유 설명도 없이 통보가 왔어요.

      제 생각에는 그 당시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 항공편 잡기가 어려워지자 마일리지 승객부터 자른 것 같아요.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루프트한자가 돈 몇 푼에 고객을 개떡 취급을 하네요.

3-3 귀국편 항공권이 3개월 이전인데도 마일리지로는 도저히 안 돼 (이코노미도)

      아시아나를 통해 현금으로 터키항공편을 예약하고 귀국했는데

      이 항공권은 마일리지 등록이 안 되는 종류라네요.

      세상에 예약할 때는 어디에도 설명이 없었어요.

      나중에 찾아보니 항공권 종류가 수도 없이 많아요.

      아시아나에 다니는 사람도 이 항공권 종류를 다 알까요?

      예약할 때 사전 설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3-4 보통 저가 항공편을 검색할 때 “Skyscanner”를 많이 이용하는데

      많은 발권 중개회사들의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너무 저렴한 것은 믿을 수가 없어

      항공사로 들어가 예약하는데 처음에 보여주는 저렴한 가격을 검색하면

      그 가격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훨씬 비싼 가격부터 시작하고

     옵션이 너무 많아 헷갈려 키를 잘못 누르면 바가지 쓰기 십상이어요.

     거기다 입력 시간 제한이 있어 몇 번이고 다시 반복해야 해요.

     고객 입장은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홀리는 사기 술법 같아요.

 

4. 음식

    여행 중 음식 선택이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동생들 덕분에 집밥을 먹고 다녀 큰 고민이 사라졌으나

    그래도 그 지역 대표 음식이나 점심을 사 먹을 때는

    남들의 블로그나 구글에서 맛집 검색을 통해 찾아 먹었어요.

    "야! 이건 정말 맛있다" 하는 것은 별로 많지 않고 그냥 먹을만 하던가 실망한 경우도 있었어요.

   역시 우리 입맛에는 우리 음식이 최고이고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은

   고기, 케밥, 중국집 볶음밥, 피자 정도이고 그 중에서 고기를 선택하는 순서는

   양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순입니다.(소고기는 비싼 안심외에는 좀 질겨요)

   유럽쪽 음식은 대부분 많이 짜지만 발틱3국이나 코카사스 나라들은 먹을만했어요.

   물론 식당에 따라 차이는 있고 국내에서도 단짠이라고 너무 달고 너무 짠 집도 많지요.

   처음으로 마드리드의 한국 식당에서 맛있게 먹었는데 그 날 저녁 물을 엄청 들이켜

   인공 조미료 탓인 것 같아 그뒤로는 한식당에 안 갔어요. 

 

5. 감사

    이번 저의 "인생여행"을 많은 분들의 우려와 격려, 성원 덕분에

    아무 탈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마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우선 동행한 동생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가족, 친지, 친구들에 감사를,

    여행 중에 많은 친절을 베풀어 주신 수 많은 현지 외국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재미없는 제 블로그를 읽어 주시는 분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105일 여행의 흔적

돌할배, 아직도 버킷리스트가 남아 있나?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