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6~10 백두산 2

2011. 8. 19. 22:18해외 여행

셋째날 서파산문은 멀쩡했는 데

천지 주차장에서 또 비가 오고

1236개라는 나무 계단도 힘들까 봐

트레킹학교에서 배운대로 양손 스틱을 쓰다보니

일행보다 뒤 처져서

천지에 올라가니 일행은 보이지 않고

중국 사람들이 雲集이라 헤치고 사진 찍기도 힘들고

구름에 가린 주변 봉우리는 보이지 않고

간신히 보이는 천지도 별 감흥이 없다

조중 5호 경계비 조선쪽을 찍는 데

가이드가 뭐 해요? 북한 땅에서

다른 사람들 기다리는 데

이제 부터 종주 시작인 데

비바람은 계속이고

한참 올라 가던 다른 팀이 내려오며

중국 산악 가이드가 악천후로 트레킹 포기래요

산이 좋은 사람들의 꿋꿋한 우리 배부장님

그냥 진행합니다

자신없는 분은 여기서 내려가세요

31명 모두 아무 말이 없이 뒤 따르고

조금 지나 청석봉 鞍部에서

흐릿한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 찍고

바람은 점점 거세지고

얼마 걷지도 않았는 데

몸 상태가 이상해지는 것 같다

점점 일행들과는 멀어지고

한허계곡에 꼴지로 도착하자

벌써 탈진 된것같다

이제 2시간 반정도 걸은 것 같은 데

고산증에 듣는 다는 아스피린과

친구 부인이 건네 준 홍삼절편으로 정신을 가다듬어

출발하려고 올려다 본 백운봉까지의 오르막길

엄청 가파르고 멀다

조금 오르니 숨은 가빠지고

종아리에 쥐도 날 것 같고

이러다 쓰러지면 !

진땀나고 발걸음은 더욱 느려진다

 

 

백운봉을 지나서 부터는 바람은 태풍 수준이다

서 있기는 커녕 엎드려도 밀린다

심할때는 맨 마지막으로 나를 인도하는

배부장과 팔장을 끼고 엎드려 있어도 조금씩 밀린다

태풍 무이파의 영향인가요?

아닌 것 같다고

태풍이면 남서풍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천지쪽에서 부는 북동풍이라고

정말 네발 게걸음으로 이동 할 수 밖에 없다

남들 사진 보면 지나는 봉우리 鞍部를 따라

유유히 천지를 수 없이 보는 데

우리는 위험하다고 천지는 커녕

한참 밑으로 기어서 움직이니 어디가 어딘지도 모른다

산세의 웅대함이나 시원하게 펼쳐지는 초원

바위 틈새의 끈질긴 야생화의 아름다움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백두산님 ! 같은 백두가 좀 뵙자는 데

정녕 이러시깁니까?

하산 지점부터는 한참을 기다리던 친구들이

내 무거운 배낭을 바꿔 메고 부축 동행을 하며

기운내라고 계속 격려를 한다

고맙다

중간에 대피소(?)에서 뜨거운 물 한잔 인정에 감사하고

바람은 멈출 줄 모른다

! 바람아 멈추어 다오

내려가는 길이 무릎 통증으로

더욱 죽을 맛이다

바닥은 빤히 보이는 데

내려가는 돌길이 왜 그렇게 가파르고 먼지

그냥 앉아서 내려왔다

뒤돌아서 올려다 보니 꼭대기가 보이지 않는다

천지 둘레에 2500M 넘는 봉우리가 16개가 되는

그야말로 종모양의 거대하게 하나로 된 산이라

백두산 전체를 한 눈에 볼 수도 없고 가늠 할 수도 없다

 

    그냥 크다라고 할 수 밖에

 

버스에 도착이 630

천지로 부터 15Km 9시간30분이 걸린셈이다

일행보다는 1시간~1시간 30분 늦었다

버스에 오르니 우레(?) 같은 박수에 허리를 90도로 꺽는 데

미안함과 자괴감에 울컥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오늘 일행에는 중학생도 있고 아줌마도 많은 데

큰 소리 치던 내가 꼴지라니

2년 전 지리산 종주를

완벽한 단련없이 무리하게  나섰다가

천왕봉에서 중산리의 길고 험한 하산 길에

무릎통증의 뼈저린 후회와 어리석음을

지리산의 깨우침도 또 잊고

등산 매니아에 매일 체력 단련하시는

친구 부인도 백두산 간다고

아파트 15층 계단을 아침 저녁으로

오르내리며 훈련하셨다는 데

나는 달랑 남한산성 두어번 가고

한 주에 몇 번 동네 헬스장 간다고

나야 아직까지는 하고

남들 걱정했는데

아이고 잘못했습니다

 

저녁에는 나 때문에 우리일행이

테이블마다 고량주와 맥주 몇병으로

기다림에 미안함을 사죄하고

 

 

다시 서파 산문

 

 

사람이 엄청 많은 데도 친구가 한 컷

서파에서 천지

곳곳이 공사중이라

관광객 대부분이 중국 사람

5호 경계비의 북한쪽(남방에 운동화 차림의 중국 관광객)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2,750M)이 북한쪽에 있음

빨간 선이 트레킹 코스임

 

 

 

바람에 머리가 말갈퀴 같아

정리 좀 하니 인물이 나나요?

 

트레킹 전문 여행사의 배부장(맨 뒤의 나를 부축하고 동행한 분)

 

 

 

힘든 산행중에도 친구가 잘 찍었네요

 

 

 

 

 

이렇게 완전무장하지 않으면 바람에 다 날려가요

바람이 너무 강해 위험하다고 안부 밑으로 산행

(보통 때는 보이는 안부 길로 가며 천지를 감상함)

 

 

백두산 한허계곡

 

 

 

 

 

 

 

 

 

 

 

 

 

 

 

 

 

 

 

 

 

 

 

뜨거운 물 한잔의 인정을 맛 본 산꾼들 대피소

멀리 장백폭포가 보이고

 

 

목적지가 보여도 엄청 멀고 힘들었어요

 

죽다 살아도 멀쩡하네요

 

 

'해외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02.21~24 대마도 2  (0) 2012.02.27
2011.08.06~10 백두산 1  (0) 2011.08.20
2011.08.06~10 백두산 3  (0) 2011.08.18
2010.12.04~09 곤명 1  (0) 2010.12.18
2010.12.04~09 곤명 2  (0) 2010.12.17